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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채널예스 : 여행/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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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미의 식물로 맺어진 세계] 나의 개가 식물의 이름을 알려주는 방식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산책이 주는 아름답고 무용한 유익을. 나의 걷기에는 목적지와 최단 경로와 이어폰만이 있을 뿐이었다. 주변을 소거시키는 데 재능이 있다고 해야 할까. 도시에서 나고 자란 덕분인지 거리에 난무하는 시청각적 기호들로부터 일말의 고통 없이 무감각했다. 가령 엄마가 집에 오는 길 어디에 꽃집이 생겼더라, 그 옆은 공사 중이더라, 또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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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5월에 내리는 이토록 하얀 눈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귀룽나무"이팝나무 꽃 좀 봐.""조팝 아니야?""키가 크면 이팝이야." 입하는 내게 '이팝'으로 온다. 해마다 도심의 가로수로 늘어선 이팝나무에 하얀 꽃이 피기 시작하고, 그 아래를 지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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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먼저 건네면 무조건 좋은 것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5월은 무엇이 제철인 달일까요?""효도?"몇 주 전 도서관에서 강연을 하다 이렇게 물었을 때, 한 분이 답했다. 더워지기 전에 산책을 자주 하거나, 부지런히 바깥 자리에 앉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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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미의 식물로 맺어진 세계] 10리터의 세계

이 취미의 출처도 아마 아빠일 것. "너도 새우 키워볼래?"라는 친구의 말에 일말의 고민 없이 어항을 방에 들인 것은 어릴 적 보고 자란 것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겠지. 주말에 아빠는 식탁만한 수조에서 물을 빼내고, 물고기를 옮기고, 모래와 자갈을 씻고, 물을 채우고, 다시 생물들을 입수시키느라 오후 내내 베란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정비를 다 마친 물속 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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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장마가 오기 전에 해야 하는 일들의 목록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골목마다 장미가 환한 계절이다. 어제는 수선 맡긴 옷을 찾으러 가려고 길을 나섰다가 담벼락 아래로 넘어온 장미 덤불 아래 한참 서 있었다. 길게 뻗어 나온 가지가 꽃송이를 매달고 늘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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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미의 식물로 맺어진 세계] 자연의 잠언 안으로 걸어 들어갈 때

"수목원이요?""제주도요?"거절의 완곡한 방식을 고민하며 나간 자리였다.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였고, 주말에는 내 글을 쓰기에도 바쁜 나날이었다. 선배로부터 전달 받은 내용은 "동료 큐레이터 중에 아버지의 팔순을 맞아 자서전을 내고 싶어 하는 분이 있다"는 것이었고, 일단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길 원한다는 것이었다. 큐레이터 분과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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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해가 지지 않고 우리는 지치지 않고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여름에 이르는' 하지(夏至)는 일 년 중 낮이 가장 긴 날이다. 동지부터 점점 길어지기 시작한 해가 정점에 이르러 낮 시간이 자그마치 14시간 45분이나 된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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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미의 식물로 맺어진 세계] 보이는 것을 보는 눈 - 마지막 화

<범핑 서피시스> (두산갤러리, 2021) 전경 (ⓒ 김경태)시를 쓸 때면 무언가를 노려보았다. 보이는 것을 질료 삼아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턱을 넘는 일, '낯설게 하기' 전에 수행되는 '관찰하기'에 있어 능수능란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훈련이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2021년 가을, 김경태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범핑 서피시스(Bu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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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비가 오면 달려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학창 시절 한 반에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이 있으면 대체로 키를 견주어 나눠 부르곤 했다. '작은 신지', '큰 신지' 그렇게. 지금 생각하면 참 부르는 사람만 편하려고 고민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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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여름 더위를 식히는 여덟 가지 방법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매미 소리가 요란해질 무렵이면 대서다. 장마철 빽빽한 빗소리에 가려졌던 매미 울음소리가  창을 넘어 들어오고 열대야 예보가 시시때때로 흘러나오며 담벼락 아래로 능소화가 툭툭 떨어지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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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어느 여름, 새끼 제비를 도왔더니 생긴 일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제비 왔네!"시골집에 갔다가 처마 아래를 보고 반갑게 소리쳤다.몇 해 전 처음 제비가 찾아왔을 때 혼자 집 짓는 게 힘들어보였던지 아빠는 이듬해 처마 세 군데에 나무 막대기를 덧대는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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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눅눅해진 마음을 햇볕에 잘 말리고서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입추와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묘하게 빈 공간이 생긴 듯하다. 앞으로 가을이 조금씩 들어차게 될 자리. 아침에 방문을 열고 나오면, 밤새 창을 열어두었던 거실에 시원한 아침 공기가 채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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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의 제철숙제] 가을엔 도토리 6형제를 찾아 숲으로

제철에 진심인 사람이 보내는 숙제 알림장.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요, 제철에 있습니다.제철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중에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절기마다 소개합니다.입추 무렵 시골집 마당에 떨어졌던 새끼 제비들이 무사히 자라서 둥지를 떠났다는 소식을 인숙 씨가 전해주었다. 제비들 몸이 성하려나 싶어 내내 걱정됐던 인숙 씨는 오며 가며 둥지를 유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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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의 굴러서 세계 속으로] 바퀴를 달고 가볍게 미끄러지기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 구르님 김지우의 여행기.격주 금요일 연재됩니다.나는 스무 살까지 홀로 외출한 적이 없다.이 문장은 스릴러 영화의 독백이나, 충격 미스터리 사건을 다른 소설의 도입부가 아니다. ‘자연스러운’ 내 일상이었고,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변하지 않을 듯한 현실이기도 하다. 나는 뇌성마비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다.2000년대에 태어나,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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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의 굴러서 세계 속으로] 장애인에게 서핑을 가르쳐본 적 있나요?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 구르님 김지우의 여행기.격주 금요일 연재됩니다.나의 참여를 끊임없이 주장해야 하는 삶‘다른 아이들이 하는 건 모두 우리 지우도 해야 한다’는 게 나의 엄마, 현미의 지론이었다. 우악스러운 문장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 말은 장애가 있는 내가 수련회, 소풍, 수학여행에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비장애 아이들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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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칼럼] “지우 님은 언제 ‘자립’했다고 느끼셨어요?”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 구르님 김지우의 여행기.격주 금요일 연재됩니다.pexels최근 ‘자립’이라는 주제로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여전히 본가와 기숙사를 매주 오가고, 여러 방면의 돌봄을 받고 있는 내게 ‘자립’이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없는데요, 하고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인생에서 두 가지 순간을 ‘자립’의 순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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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칼럼] 당연하고도 시끄러운, 이상한 몸들의 축제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 구르님 김지우의 여행기.격주 금요일 연재됩니다.나는 또 어떤 공간에 닿을까3주 동안 시간을 보냈던 디킨 대학교의 여름 캠프는 평일에는 수업과 토론 세미나가 이어졌지만, 주말에는 아무 일정이 없었다. 그야말로 어떤 것을 하든지 상관없는 완전한 자유가 주어졌다. 함께 수업을 듣던 미국 친구들은 자유 시간이 되자 비키니를 입고 드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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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칼럼] 존재함을 사과하지 않기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 구르님 김지우의 여행기.격주 금요일 연재됩니다.[ 크리스마스에 전시 보러 갈래? ]2020년 겨울이었다. 종강을 앞두고 있을 때, 같은 수업을 들었던 다른 과 학생이 번호를 물어봤다. 며칠 대화를 나누던 그에게서 만나자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대학교 새내기였던 나는 어쩌면 전개될 로맨스 상황을 기대할 수도 있었으나, 그것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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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칼럼] 남자 둘과 동거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 구르님 김지우의 여행기.격주 금요일 연재됩니다.나는 망했다! 열두 번째 브리즈번 숙소로부터 예약 거절 답장을 받았을 때 든 생각이었다. 한국에서 친구들이 놀러 올 수도 있다는 말에 숙소 예약을 차일피일 미뤘는데, 브리즈번으로 떠나기 일주일이 남았을 때 그 계획이 엎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급히 집을 구해야 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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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칼럼] 작은 나와 커질 나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는구르님 김지우의 여행기.난 지금 시드니의 호텔 방에서 훌쩍훌쩍 울고 있다. 지난 여행을 복기하며, 참 잘 지냈다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떠나기 아쉬워 절로 눈물이 차올…랐다면 좋겠지만, 그냥 아빠랑 싸워서 우는 거다.이 일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설날을 맞아 아빠가 호주로 왔다. 혼자 짐을 싸서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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